[2006국감]신문발전기금 ‘멋대로 운영’ 도마위에

  • 입력 2006년 10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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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답변자료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한은 직원들이 각종 답변 자료를 무릎 위도 모자라 발밑에 쌓아두고 의원 질의에 대비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든든한 답변자료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한은 직원들이 각종 답변 자료를 무릎 위도 모자라 발밑에 쌓아두고 의원 질의에 대비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23일 국회에서 열린 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장행훈) 국정감사에서 기금 지원 대상 선정이나 기금 운영 등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한 기사를 게재한 월간지 ‘민족21’을 지원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기금의 용도나 지원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언론재단 등 다른 기관과의 업무 중복으로 기금 운용의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올해 신문발전기금은 251억8000만 원이며 내년 예산은 263억8700만 원이다.

▽지원 기준이 뭔가?=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은 7월 신문발전위가 신문발전기금 우선 지원 대상 언론사로 선정한 ‘민족21’의 심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학 바둑 골프 여행 등을 다루는 잡지를 포함해 8개 잡지사가 기금을 신청했으나 이 중 ‘민족21’이 ‘공공성 공익성’과 ‘여론 다양성’ 항목에서 60점과 100점을 받은 반면 나머지 7개사는 모두 0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민족21’은 북한의 선군정치를 고무 찬양하는 성격의 기사를 잇달아 게재하고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바 있는 데도 유일하게 고득점을 한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융자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9개 언론사 중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을 제외한 8개사가 담보 능력 부족으로 융자금을 포기한 것도 주먹구구식 기금 운용의 사례로 지적됐다.

▽기금 용도를 두고 내부 혼선도=신문발전위가 제출한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 사이에서도 기금의 용도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신문사에 경영컨설팅비용 지원 사업에 대해 일부 위원은 “한국에 신문사를 컨설팅할 업체가 없다”고 지적하자, 장 위원장은 “사업의 효과는 의문이지만 바꾸기는 어렵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1000만 원을 지원받은 인터넷 신문 ‘이슈아이닷컴’이 지정한 컨설팅 업체는 한 리서치 회사였다.

소외 계층의 매체 운영(인터넷 신문 등을 통해 자신의 사정을 알리는 일)과 구독료 지원을 위해 내년 예산에 각각 2억 원과 10억 원을 편성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한 위원은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데 매체를 운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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