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김효곤의 ‘굴욕’

  • 입력 2006년 10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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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126으로 단패가 되었다. 바둑돌은 죽었다 살아나기도 한다. 패의 조화 덕분이다. 중앙 백돌의 부활을 막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결국 백 128의 팻감에 손을 쓰지 못하고 흑 129로 패를 해소했다. 흑 ○에 이은 또 한 번의 이음.

잡았던 백돌을 다시 잡기 위해 두 번씩이나 굴복했다. 한껏 투자해 챙겨놓았던 좌하귀를 대신 살려주면서….

더구나 좌하귀 백을 선수로 살려주었다는 점이 아프다. 백이 유유히 136마저 차지하자 옴짝달싹할 수 없는 국면이 되었다. 재역전. 애써 집을 세지 않아도 한눈에 백의 우세가 보일 정도다. 백 132로는 참고도처럼 1 이하로 두어 흑 석 점을 잡고 사는 수가 있지만 백 9까지 흑도 선수로 흑 ○를 살려 가면 이득이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창호 9단에게 다섯 점 지도기를 두고 프로기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김효곤 4단. 국수 이창호와 마주앉는 더 큰 꿈을 꾸었을 테지만 그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백 146∼150에서 보듯 진시영 2단은 승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129…○, 134…○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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