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최선과 차선

  • 입력 200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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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어려움은 각 단계에서의 최선의 합이 최종적으로 항상 최선의 결과, 즉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어떤 단계에선 최선이 아닌 차선, 또는 차악을 택해야 전체적으로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부분적 결과의 유불리보다 전체 형세와의 연관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둑엔 수읽기를 넘어선 ‘그 무엇’이 존재한다. 국면의 형태에 따른 작전의 변화, 각 형태에 숨어 있는 뒷맛, 상대의 기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런 능력의 보유 여부가 정상급이 될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이 바둑의 승부는 우하 귀 패에서 갈렸다. 흑 71로 성급하게 패를 들어간 것이 패착이었다. 우하 귀 패의 크기는 무려 40집에 육박하기 때문에 김지석 3단은 흑 71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흑은 우하 귀를 다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중앙 두 점(34, 42)을 따내 두텁게 두는 역발상이 필요했다. 흑은 결국 패도 이기지 못하고 중앙 몇 점을 잡는 데 그쳐 10여 집 이상 손해를 봐 형세를 그르쳤다.

이상훈 9단은 1991년 이후 15년 만에 본선에 입성했다.

72·78·84·92…68, 75·81·89…69, 94…64, 185·190…177, 188…182, 199…113, 202…120, 203…184.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18분. 대국장소 서울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206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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