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송구스럽다’는 동국대, 큰소리치는 姜교수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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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교수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그가 소속된 동국대의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다. 이 대학은 어제 교무위원 성명서에서 “대학은 자유로운 진리 추구가 보호되는 곳이지만, 강 교수의 발언은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서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쏟아지는 질책과 항의 속에 대학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 당국이 이럴진대 이번 사건과 무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이 학교 졸업생은 채용하기 곤란하다는 얘기까지 일부 기업에서 나온다면 학생들이 받을 상처가 얼마나 크겠는가. 정권과 사회가 먼저 걱정해야 할 일은 강 교수의 ‘인권’이 아니라 한 교수의 언행 때문에 곤경에 빠진 학교의 입장과 학생들의 진로일 것이다.

그런데도 강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인권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기세를 올렸다. “없어도 되는 전형적인 국가기구가 공안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인데, 사건이 적어 일이 없어진 검찰이 일을 부풀리고 있다”고도 했다. 국기(國基)를 흔드는 일이 영웅적 행위라도 되는 줄로 착각하는 걸까. 학교와 제자들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교수의 언행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 대학 영문과 장시기 교수는 또 어떤가. 그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홈페이지 칼럼에서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김정일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어야 했는데 미국이 작용해 못 받았다”고 했다. 공산 세습왕조를 이뤄 주민을 굶주림과 반(反)인권의 지옥으로 몰아넣은 것이 누구인가. 핵 장난으로 평화를 위협하는 것도 노벨상 감인가.

정권이 정녕 보호해야 할 것은 해괴한 지식인들의 ‘학문의 자유’가 아니라 대학과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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