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뉴레프트, 守舊좌파를 극복할까

  • 입력 2005년 10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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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지상주의와 획일적 평등주의에 집착하는 기존 좌파 이데올로기를 극복하려는 ‘뉴레프트(New Left)’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부 진보성향의 학자와 지식인, 정치인 등이 몇 개 그룹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레프트’ 운동은 기존 좌파, 특히 수구(守舊)좌파의 퇴행적 행태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좌파와는 달리 ‘뉴레프트’는 공정한 분배를 가능케 하는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기존 좌파는 시장에 대한 정부 우위(優位)와 국가 주도(主導) 경제를 추구하지만 ‘뉴레프트’는 민간 혁신이 활발한 곳에서는 정부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정책에서도 기회의 평등과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육개혁을 지지한다. 결과의 평등에 매달려 하향평준화로 몰고 가는 기존 좌파와는 다른 길이다.

수구좌파의 가장 큰 잘못은 북한 체제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부정한다는 점이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친북 반미 발언’은 수구좌파의 편협하고 완고한 인식이 사회 전체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예다. 그들은 북의 참혹한 반(反)인권 상황에는 한사코 입을 다문다. ‘민족끼리’를 앞세워 김정일 체제를 옹호하기에 급급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한국판 수구좌파’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이다. ‘뉴레프트’는 남북통합을 지향하되 북의 인권유린에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올드레프트(Old Left)와 선을 긋는다.

과연 ‘뉴레프트’는 현 정권 내부에도 혼재(混在)돼 있는 수구좌파 또는 주사파(主思派) 이념 및 행태를 제대로 극복해 낼 수 있을까. 그러자면 구체적 사안에서 이념적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공론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뉴레프트’가 수구우파를 극복하자는 ‘뉴라이트(New Right)’와도 건강한 경쟁을 하면서 이 나라를 ‘기존의 좌우, 보혁(保革)의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국가 사회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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