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국민체육공단 ‘낙하산 인사’ 논란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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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낙하산 인사로 시끄럽다.

최근 공단 이사장에는 박재호 전 공단 상임감사가 선임됐다. 박 이사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 정무2비서관을 지냈다. 지난해 4월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 부산 남을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6일 박 이사장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상임감사에는 박 이사장과 같은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영득 씨가 선임됐다.

공단에서 이제 공석으로 남은 고위직은 상무이사. 이대로라면 이번에도 같은 당 인물이 상무이사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보다 못한 공단 노동조합이 상무이사 직은 절대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서는 안 된다며 투쟁을 결의했다. 노조는 공단 임원 인사의 문제점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하고 앞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판단될 경우 철야 농성과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고강도 계획을 7일 발표했다.

물론 박 이사장과 김 감사는 정당한 절차로 선임됐다며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공단 이사장을 최종 낙점하는 데다 감사도 여당의 입김을 받는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는 형식이어서 낙하산 인사 의혹은 점점 더 커질 뿐이다.

공단은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을 넘는 경륜을 비롯해 각종 수익 사업으로 체육계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이같이 막대한 금력을 행사하는 공단의 핵심 직이 여당 인물로만 채워진다면 그 누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겠는가.

김윤성 공단 노조위원장은 “정치인들이 공단 업무를 장악할 경우 본업무보다는 권력 눈치를 보느라 공단의 업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공단 고위직은 열린우리당을 위한 보너스가 아니다. 공단 인사권을 행사하는 측은 노조의 ‘투쟁 계획’이 왜 나왔는지 그 원인을 알아야 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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