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영안한 박근혜프로 내용 뭘까

  • 입력 2005년 8월 26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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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표동아일보 자료사진
박근혜대표
동아일보 자료사진
“너희 학교에 대통령 딸이 다닌다며? 걔 공부는 잘하니?”

KBS가 1년 전에 촬영해 놓고 방영하지 않은 토크쇼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출연편이 일부 공개돼 화제다.

당시 방송출연을 주선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25일 밤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방송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당시 박 대표의 촬영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박 대표가 꼬박 반나절을 할애한 이날 녹화분에는 학창시절 청와대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다닌 이야기, 어머님과 애틋한 추억, 부모 잃은 동생들에 대한 절절한 심정 등이 소개됐다”며 “방송내용이 흥미 있어서 스탭들도 좋아하고 외주제작사 PD도 흡족해 했다”고 전했다.

그중 눈길을 끈 박 대표의 ‘버스 에피소드’는 대강 이렇다.

학창시절 등굣길 버스에 오른 박 대표. 그를 몰라본 안내양은 “너희 학교에 대통령 딸이 다닌다며”라고 물었고, 박 대표는 “네”라고 대답했다.

안내양이 다시 “그런데 그냥 버스 타고 다닌다더라, 걔 공부는 잘하니”라고 묻자, 박 대표가 천연덕스럽게 “네, 좀 하나 봐요”라고 답했다는 것.

전 대변인은 또 “저는 그날 박 대표의 ‘끼’와 흔히 말하는 ‘개인기’에 놀라고 까무러칠 뻔 했다”며 “평소 박 대표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는 순서가 있었는데 김흥국 씨가 깜짝 출연을 해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표님! 함께 부르시지요~’하자 일어나 신나게 듀엣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박 대표가 아주 오랜만에 즐겁고 편안한 모습 이었다”면서 “편집도 끝났다는데 ‘방송국에서 편성을 잡아주자 않고 있다’는 말을 듣고선 방송에 나가시라고 설득한 사람으로 참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PD가 하도 미안해 하니 뭐라 할 수도 없었다”면서 “KBS 관계자라는 분이 오늘에서야 ‘외주제작사에 섭외가 되면 일단 녹화를 하고 본다’고 하는데, 나도 방송사에 있었고 외주제작사도 운영한 경험으로 그 시스템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외주제작사는 녹화 뜨기 전에 반드시 방송사와 이야기를 한다”면서 “선투자 후지불인데 어느 외주제작사가 방송사와 사전이야기도 없이 녹화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수신료를 내는 모든 국민의 ‘공영방송’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한편 KBS 관계자는 “당시 박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 대표들도 차례로 방송하려고 기획했으나, 다른 정당이 섭외되지 않아 기획이 취소됐다”며 “박 대표만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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