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대원 죽이려 했다”…金일병, 범행 이틀전에 결심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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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 연천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김동민(22) 일병은 사건 이틀 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해 1월 이 부대에 전입해 온 김 일병이 수차례 범행을 암시하듯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지만 부대 측은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 일병이 범행 이틀 전 평소 선임병들에게 잦은 욕설을 듣고 질책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모든 소대원을 살해할 결심을 굳히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일병은 사고 전날인 18일 오후에도 농구장과 취사장에서 두 차례 욕설과 꾸지람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조단은 설명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김 일병은 동료인 천모 일병에게 3∼5차례 ‘수류탄과 총으로 (소대원들을) 쏴 죽이고 싶다’고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또 김 일병이 내성적인 성격으로 내무생활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가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이유로 ‘관심병사’로 분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GP에서 경계근무 방식을 임의로 변경하고 탄약의 지급 및 반납 절차도 지키지 않는 등 근무기강이 문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휘책임을 물어 부대 관계자들을 규정에 따라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 8명에 대해 진급 추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을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 성남시의 국군수도병원으로 보내 유족들을 위로하고 조위금을 전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사건 현장을 방문 조사한 뒤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군 당국의 소홀한 사병 관리 실태를 질타했다.

한나라당은 윤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과 국회 차원의 안보청문회 개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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