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허병민]육아보험제 실시 서둘러야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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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일본이 ‘육아보험’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육아보험’ 제도란 20세 이상의 국민이 보험료를 내고, 아이를 낳으면 육아비로 보험금을 받는 제도다.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는 부모에게는 보육원에 내는 보육비를 깎아 주고, 보내지 않는 부모에게는 현금을 지급한다. 출산독려 효과로 치자면 이것은 매우 효과적인 제도임에 틀림없다. 일본은 논의를 거듭하여 내년 중 결론을 낼 예정이라 한다.

한국이야말로 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독신 풍조의 확산, 청년실업의 증가, 주택 가격의 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가고 있다.

출산과 육아는 사회적 성격이 있는데도 그 부담과 비용은 고스란히 개인이, 좀 더 좁혀 말하면 상당부분을 여성이 짊어진다. 특히 여성취업률 상승 및 여권신장과 함께 출산 육아에 따른 기회비용이 날로 커지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전 사회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육아를 돕거나 육아에 수반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나 보조장치가 턱없이 부족하다. 즉 아이를 낳아 기를 만한 사회적 보육 시스템이 없다는 말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3년이 지나도록 보육 복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실정에서 정부는 일본식 육아보험 제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물론 도입에는 비용이 들게 마련이며 이는 국민의 부담이 된다. 정부는 반대여론을 합리적으로 아우를 수 있도록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변용시킨 제도를 빠른 시일 내에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국민의 입장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쌍방향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육아를 보조하고 지원하는 것이 더 이상 탁아소 몇 개 더 세우는 문제로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이러한 생색내기 행위보다는 좀 더 본질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접근법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허병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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