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폭풍전야’ 네덜란드… PSV, 5일 AC밀란과 4강 2차전

  • 입력 2005년 5월 3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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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PSV 아인트호벤-AC 밀란의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본보 네덜란드 통신원인 최영호(23·사진) 씨가 현지 표정을 전해 왔다. 최 통신원은 위트레흐트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축구 마니아다.》

네덜란드는 지금 ‘폭풍 전야’다.

PSV 아인트호벤은 네덜란드 프로축구의 자존심. 그렇지만 별로 내세울 만한 스타는 없다. 반면 상대팀인 AC 밀란(이탈리아)은 욘 달 토마손과 세르징요 등 벤치 멤버만으로도 아인트호벤보다 나은 팀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슈퍼스타가 즐비하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아인트호벤과 AC 밀란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한다.

○ 벼랑끝 몰린 탓에 모두 숨죽여

아인트호벤은 원정경기로 치러진 1차전에서 0-2로 졌다. 때문에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3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2-0으로 이긴 뒤 4강 진출 때처럼 승부차기에서 기적을 기대해야 한다.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때문인지 ‘대첩’을 앞둔 네덜란드는 지금 의외로 조용하다. 언론도 2차전에 대해 아직 예상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온 친지 한 분이 물었다. “네덜란드가 축구의 나라 맞느냐”고. “태극전사 이영표와 박지성이 뛰고 있어 한국의 축구팬들은 아인트호벤을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맞선 한국팀으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조용하니 이상하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다르다. 이곳 사람들은 평상시엔 일에 열중하지만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몰려들어 삼삼오오 어깨동무를 하고 구호를 외친다. 스탠드는 언제나 꽉 찬다. AC 밀란과의 경기가 열리는 5일 아인트호벤 필립스스타디움도 분명 그럴 것이다.

박지성 이영표에 대한 거스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의 사랑은 각별하다. 결전을 이틀 앞둔 3일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한국 선수의 꺾일 줄 모르는 정신력은 언제나 그들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특히 이영표의 방어와 공격력은 AC 밀란을 흔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태극 듀오 “불가능은 없다” 투지

이에 박지성은 “불가능은 없다”고 말했고 이영표는 “AC 밀란을 꺾기 위해 우리는 90분 동안 전력을 다해 뛸 것이다. AC 밀란 선수들에게 공간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지를 불살랐다.

스포츠의 묘미는 ‘대역전’에 있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데포르티보(스페인)가 AC 밀란과의 1차전을 1-4로 내준 뒤 홈에서 4-0으로 이겨 4강에 올랐던 사실을 기억하는가. 네덜란드인들은 지금 아인트호벤이 엮어낼 또 하나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yeonghocho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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