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미사일 발사’ 勝算없는 도박이다

  • 입력 2005년 5월 1일 21시 03분


코멘트
북한이 어제 동해 쪽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나오곤 했던 북한의 ‘도박적 도발’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국제 사회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가운데 북한 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거론되고 있는 시점이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북-미 간에는 서로 상대방 지도자를 공격하는 설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예민한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국제 사회의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걱정스럽다. 정부는 “북한군의 일상적인 움직임으로 봐도 좋다”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게 아니므로 북한 핵 문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북한의 2003년 2월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때와 다를 뿐 아니라 노동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던 1993년 6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한 1998년 8월과도 상황이 판이하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해 파악된 진상부터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응해 미국과의 정보 공조는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앞으로 북한이 유사한 도발을 해 올 경우에 대비한 대책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

북한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무력시위를 당장 중단하는 게 현명하다. 그 같은 도발은 과거엔 통했을지 몰라도 이젠 ‘약효’가 다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도발 행위는 오히려 북한의 협상 입지를 갈수록 좁힐 뿐이다. 북한에 최선의 선택은 핵협상 6자회담에 복귀하는 일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