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엔터테이너’ 우즈…상황따라 진지-미소-익살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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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9·미국)는 ‘탤런트’라 부를 만 했다. ‘끼’와 재치는 어지간한 연예인을 능가했고 표정관리도 특A급이었다.

14일 제주 라온GC에서 열린 2004MBC라온건설 인비테이셔널 공식경기에 앞서 오전에 개최된 출전선수 4인의 골프클리닉. 우즈는 바로 옆 타석에서 연습중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의 전매특허인 특유의 업라이트한 피니시 자세를 똑같이 흉내내며 드라이버샷을 날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바람에 서먹할 수 있었던 클리닉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특히 ‘쇼’와 ‘현실’을 구분한 우즈의 표정은 프로의 세계를 실감나게 하는 대목. 13일 열린 프로암과 2차례에 걸친 골프클리닉에서 시종 미소띤 얼굴로 행사에 참여했던 우즈는 정작 본 게임인 14일 스킨스대결에서는 한 샷 한 샷에 진진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미스샷이 나오면 얼굴이 굳어지기 마련. 그러나 얼굴이 굳어진 우즈에게 현장 중계팀이 마이크와 TV카메라를 들이대자 우즈는 ‘내가 언제 얼굴을 찌푸렸냐’는 듯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골프팬들은 우즈가 가끔 경기 중 클럽을 내던지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남은 홀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노력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지은(나이키골프)은 “미국에선 주니어 선수들을 지도할 때 경기 중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그중의 하나는 클럽을 내던지고 클럽으로 땅을 내려치는 것이다. 나도 직전 홀의 스트레스를 다음 홀까지 연결시키지 말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우즈가 해외 대회에 참가할 때 받는 출전료는 평균 200만달러 이상. 이번 한국방문에서 우즈는 대회 주최 측이 “비싼 만큼 가치가 있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진정한 프로의 전형을 보여줬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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