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우승주역’ KCC 바셋의 비애

  • 입력 2004년 11월 4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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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외국인 센터 바셋은 3일 전주 TG삼보전에서 경기 내내 굳은 표정으로 별 의욕이 없어 보였다. 이날 오후 게임을 앞두고 퇴출을 통보받아 뛸 맛이 나지 않았던 것. KCC 선수들도 떠날 바셋에게는 좀처럼 패스를 하지 않았다. KCC 신선우 감독은 “교체 사실을 숨기느니 어차피 맞을 매라면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해 알려줬다”고 털어놓았다.

바셋은 지난 시즌 KCC 우승 주역. 당시 편법 트레이드 논란 끝에 시즌 중반 모비스에서 KCC로 둥지를 옮겨 우승반지를 낀 뒤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영 맥을 못 춘 게 사실. 여기에 용병 자유선발제도의 도입과 연봉 상향 조정에 따라 수준 높은 재목들이 대거 몰려와 설 자리를 잃었다. 지난 시즌 경기당 21.4득점, 9.8리바운드였던 기록도 올 시즌 2경기에서 12.5득점, 7.5리바운드로 떨어졌다. KCC는 당초 바셋 정도면 통할 것으로 봤다가 고민 끝에 새 용병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바셋의 교체 사유는 기량 미달. 우승 멤버에서 하루아침에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따리를 싸게 된 바셋. 고개를 숙인 채 코트를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프로세계의 비정함을 읽을 수 있었다.

전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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