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이승엽-마해영 공백 딛고 올시즌 첫 단독선두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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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동열이도 가고, 어∼. 종범이도 가고.”

한때 장안의 화제가 됐던 ‘코끼리’ 김응룡 감독(삼성)의 멘트다. 해태 사령탑 시절 주축 선수인 선동렬과 이종범을 주니치 드래건스로 보낸 뒤 아쉬움에 내뱉은 탄성이 개그맨들의 패러디로 크게 유행됐었다.

‘승엽이도 가고, 해영이고 가고’는 김응룡 감독의 ‘가고 시리즈’ 2탄.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간판타자 이승엽과 마해영이 각각 지바 롯데 마린스와 기아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다.

팀 홈런의 44%와 팀 타점의 36%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컸던 두 선수가 한꺼번에 빠져 나간 것은 팀에 치명적인 마이너스.

아니나 다를까, 삼성은 시즌 초반 10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김응룡 감독은 이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고 말한다. “투수도 안 좋고 방망이도 못 치고…. 정말 방법이 없더구만.”

하지만 삼성은 10연패 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증시마냥 상승세를 탔다. 연패를 끊고 막 바로 6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이후 2, 3위권을 꾸준히 오르내렸다.

10일엔 마침내 현대 두산을 제치고 1위로 단독 선두 자리까지 올랐다. 삼성이 단독 선두에 나선 것은 올 시즌은 물론이고 지난해 7월3일 이후 1년 여 만에 처음.

‘클럽하우스의 리더’ 양준혁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친 결과다. 게다가 선수들을 적절히 아우르는 선동렬 수석코치의 리더십도 1위의 원동력이라는 평가.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2위하고 1게임차밖에 나지 않는다. 또 선코치만 잘 한 게 아니라 다른 코치들도 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매사에 신중한 그답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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