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타는 댈리…퍼팅은 우즈

  • 입력 2004년 8월 3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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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야드, 345야드, 341야드….

‘괴력의 장타자’ 존 댈리가 보여 준 ‘장타 쇼’는 화려했다. ‘롱기스트 콘테스트’가 벌어진 7번홀에서 그가 날린 345야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30야드나 더 나갔다.

우즈는 “그렇게 쉽게 치면서도 그렇게 멀리 공을 날려 보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장타를 치면서도 (스윙의) 균형감이 완벽하다”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산타페의 브리지GC(파71·6686야드)에서 열린 ‘외나무다리의 결투(Battle at the Bridges)’.

1999년부터 시작된 흥미진진한 결투 시리즈에서 올해의 주제는 ‘장타 쇼’. 지난해 시청률이 추락해 고민하던 주최측은 올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고 장타자 4명을 흥행카드로 뽑아들었다.

95년부터 2002년까지 8년 연속 PGA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1위에 올랐던 댈리(305.3야드·3위)와 지난해 평균 321.4야드로 댈리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1위에 오른 행크 퀴니(312.8야드·1위), 늘 호쾌한 장타로 팬들을 매료시키는 우즈(301.8야드·6위), 거리를 줄이고 실리를 찾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 이상을 날리는 필 미켈슨(295.1야드·29위·이상 올 시즌 기록).

4개홀(3, 7, 14, 16번)에서 열린 ‘롱기스트 콘테스트’에서 댈리는 3차례 승리해 홀당 7만5000달러씩 총 22만5000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3번홀에서 우즈는 319야드의 댈리보다 더 멀리 쳤지만 페어웨이가 아닌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경쟁에서 탈락.

댈리는 7번과 14번홀에선 각각 345야드와 341야드짜리를 날려 다른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345야드를 날릴 때의 스윙스피드는 시속 119마일(약 192km). 우즈와 미켈슨의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는 200km를 넘었으나 비거리는 댈리에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6번홀에선 미켈슨이 ‘어부지리’로 7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앞선 세 선수가 모두 페어웨이를 놓치자 미켈슨은 안전하게 3번 우드를 꺼내 268야드짜리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댈리와 미켈슨이 받은 ‘롱기스트 상금’ 30만달러의 절반은 자선기금으로 쓰여질 예정.

이날 각자 플레이하되 가장 나은 스코어를 그 팀의 성적으로 하는 ‘베터 볼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우즈-퀴니 조는 2개홀 뒤진 후반 13번홀부터 4홀 연속 승리하고 17번홀을 비겨 2&1(1홀 남기고 2홀 이김)로 미켈슨-댈리 조를 눌렀다. 우즈 조의 상금은 100만달러, 댈리 조는 40만달러.

우즈는 한 홀 앞선 16번홀(파5)에서 5번 아이언 세컨드샷으로 2온에 성공하며, 7m짜리 슬라이스 라이의 이글 퍼팅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결투 시리즈 이벤트의 주인공인 우즈는 99년부터 6연속 출전하며 통산 4승2패를 기록했다.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외나무다리의 결투란?

미국 ABC방송사와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회사 IMG가 손잡고 기획하는 골프의 결투 시리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주인공으로 매년 테마를 정해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쳐 왔다. 2001년엔 우즈(미국)-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데이비드 듀발(미국)-캐리 웹(호주)의 성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의 주제는 ‘장타 쇼’.

미국프로골프(PGA)의 소문난 장타자 4명을 초청해 호쾌한 드라이버샷의 진수를 보여 줬다.

이 시리즈는 99년부터 4년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 데저트의 빅혼GC에서 ‘빅혼의 결투’로 펼쳐졌고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랜초산타페의 브리지GC와 3년 계약해 ‘브리지(다리)의 결투’로 이름이 바뀌었다.

대회 방식은 2000년까지 1 대 1 매치플레이였고 2001년부터는 팀 매치플레이.

역대 결투시리즈 출전선수와 승패
연도선수장소
1999타이거 우즈(승) vs 데이비드 듀발빅혼
GC
2000타이거 우즈 vs 세르히오 가르시아(승)빅혼
GC
2001타이거 우즈(승) vs 데이비드 듀발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빅혼
GC
2002타이거 우즈(승) vs세르히오 가르시아
잭 니클로스 리 트레비노
빅혼
GC
2003타이거 우즈 vs세르히오 가르시아(승)
어니 엘스 필 미켈슨
브리지
GC
2004타이거 우즈(승) vs 필 미켈슨
행크 퀴니 존 댈리
브리지
GC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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