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새가슴' SK 엄정욱 깜짝 완봉투

  • 입력 2004년 7월 26일 18시 29분


25일 문학 기아전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완봉승을 기록한 프로야구의 ‘총알 탄 사나이’ 엄정욱(SK·23·사진). 공은 빠르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서 쩔쩔매던 투수가 1안타 완봉승을 따내자 많은 팬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엄정욱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진실을 소개한다.

○원래 왼손잡이였다?

엄정욱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원래 왼손잡이였다고 부모님이 말하시더라. 야구를 할 때는 오른손으로 하지만 지금도 왼손을 자주 쓴다. 돈 세는 것하고 고스톱 치는 건 왼손으로 한다”고 말했다.

○공이 빠른 비결이 있다?

없다. ‘그냥’ 공이 빨랐다고 한다. 엄정욱은 “공을 빨리 던지려고 특별한 훈련을 한 적도 없는데 남들보다 공이 빨랐다. 중앙고 때도 시속 145km 정도로 또래들 가운데 가장 투구스피드가 좋았다”고 밝혔다. 타고난 투수임에 분명하다. 그는 158km로 국내 투구 스피드 기록 보유자다.

○‘새가슴’ 계열이다?

엄정욱은 내성적인 스타일. 주위에선 그가 얘기할 때 부끄러워 상대방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엄정욱이 가장 싫어하는 것도 인터뷰. 그래서 신문 방송과 인터뷰할 때 구단 홍보직원이 미리 ‘원고’를 작성해 줬다고.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인데 선배들이 도와줘서 성격이 예전보다는 활발해졌다. 그래도 인터뷰하는 건 제일 싫다. 할말이 없는데 자꾸 물어보니까….”

○광고 모델이 될 뻔했다?

지난해 엄정욱은 구단 홍보직원에게 뚱딴지같이 “광고 모델을 시켜달라”고 했다. 모회사의 ‘스피드 011’ 이동통신 광고에 출연시켜 달라나. 이유를 묻자 그는 “나랑 이미지가 딱 맞잖아요”라고 대답해 직원들이 자지러졌다고.

SK 와이번스의 박철호 홍보팀장은 “평소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녀석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건 많이 컸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엄정욱이 앞으로 더 잘 나가면 이동통신 광고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제구력을 가다듬기 위해 피나는 훈련을 했다?

글쎄. 많은 팬들이 상상하는 독특한 훈련은 없었다고 한다. 엄정욱은 “올해 일본 스프링캠프 때부터 제구가 되기 시작했는데 공을 많이 던지고 경기에 자주 나가다보니 저절로 좋아지더라.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예전엔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공이 빠지면 어떻게 하나’라며 불안해했는데 이젠 공 던지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엄정욱의 목표는 국내최고투수다?

꿈이 아주 야무지다. 엄정욱은 “이상훈 선배처럼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거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닌가?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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