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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1일 0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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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롯데의 8회말 공격. 2사 1루에서 김주찬이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2점포를 터뜨리자 7000여명의 부산 팬들은 손에 든 신문지를 흔들며 ‘부산 갈매기’를 목청껏 불렀다. 팬들은 모두 일어나 노래를 불렀고 일부는 어깨동무를 하며 신명을 냈다. 롯데가 잘나가던 90년대의 사직구장 풍경 그대로였다.
마운드에도 90년대의 그때 그 투수가 있었다. 좌완 주형광(28). 90년대에 그는 정말 대단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신인이었던 94년 18세의 나이로 아직도 깨지지 않는 최연소 완투승과 최연소 완봉승을 따내며 11승(5패)을 거뒀다. 96년엔 최다승(18승)과 최다탈삼진(221개)의 투수 2관왕으로 전성기.
하지만 롯데의 쇠퇴와 함께 그의 시대도 저물었다. 2001년엔 왼쪽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으면서 ‘그저 그런’ 투수로 전락. 2001년부터 3년간 1승도 없이 11패. 지난해엔 9패 1세이브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제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인 정수근 이상목을 스카우트하면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2004시즌. 팀과 함께 주형광은 부활했다.
20일 사직구장에서 최강 현대를 맞은 주형광은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피칭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8이닝 동안 6탈삼진 3안타 무실점. 투구수가 114개로 많아 완봉승은 놓쳤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시즌 4승째(다승 5위)에 평균자책 2.96(7위).
팀의 현대전 6연패 사슬을 끊은 주형광은 “요즘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으니까 기쁘다”고 말했다.
LG 진필중은 대전 한화전에서 9회 마무리에 성공, 프로 2번째 7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전날 10연패에서 탈출한 삼성은 대구 기아전에서 선발투수인 노장진을 마무리로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며 6-5로 힘겹게 승리, 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부산=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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