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포츠카페]프로축구 FC서울 조광래 감독

  • 입력 2004년 3월 2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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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같은 세계적인 명문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해까지 연고지였던 안양을 떠나 올 시즌 서울에 입성한 프로축구 FC서울의 조광래 감독. 그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경기로 팬을 끌어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훈구기자
“레알 마드리드 같은 세계적인 명문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해까지 연고지였던 안양을 떠나 올 시즌 서울에 입성한 프로축구 FC서울의 조광래 감독. 그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경기로 팬을 끌어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훈구기자
조광래 프로축구 FC서울 감독(50)은 최근 하얀 진돗개 암수 한쌍을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11일 팀 연고지가 경기 안양시에서 서울로 이전된 뒤 절친한 후배가 선물한 것. 백구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겨진다. 조 감독은 이들의 이름을 각각 ‘서울’과 ‘상암’으로 붙이고 팀 마스코트로 선수단 숙소에서 키우고 있다.

조 감독에게 올 시즌은 위기이자 기회. 서울 연고팀 감독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혁신적인 팀 운영으로 한국축구를 중흥시켜야 한다. ‘그라운드의 조조’로 불리는 조 감독은 지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를 꿈꾼다

서울 입성 소감을 묻자 조 감독은 “지도자로서 영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책임감이 더 큰 듯 했다. “서울 팬들은 수준이 높습니다. 그에 걸맞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면 외면을 당할 수 있습니다.”

조 감독이 최우선 과제로 꼽는 것은 스타플레이어 확보. 보고 싶은 선수가 있어야 팬들이 축구장을 찾는다는 것. 최근 수원 삼성으로 진로를 확정한 고종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조 감독은 앞으로 유상철 안정환(이상 요코하마) 이영표 박지성(이상 아인트호벤) 등 해외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최우선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영입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AC밀란에서 방출당한 뒤 브라질로 복귀한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가 그 첫 대상. 하지만 서울의 영입제의에 대해 히바우두가 “유럽에서 한번 더 뛰고 싶다.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완곡한 거부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홈과 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같은 세계적인 명문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화끈하고 공격적인 축구 구사

FC 서울은 올 시즌 동계전지훈련을 스페인에서 치렀다. 선수들은 발렌시아 등 명문구단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또 ‘팬들을 위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조 감독은 “어느 프로리그에서나 수도를 연고로 한 팀은 모든 팀의 표적”이라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상대의 무한 경쟁심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3000∼4000명의 팬들이 관중석을 채우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이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조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물론 우승. 하지만 성적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팬들이 외면하는 ‘지키는 축구’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끊임없이 압박하는 플레이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것. 또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터뜨려 팬들로부터 “정말 재미있다”는 탄성이 나오게끔 할 계획이다.

○“내 꿈은 2006월드컵대표팀 감독”

조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불만이 많다. 국가대표팀과 프로리그는 한국축구의 양대 기둥으로 함께 발전해야 하는데도 협회는 프로리그를 살릴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

조 감독은 “지난해 말 이후 FC 서울은 베스트 멤버가 모두 참가해 연습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한 탓에 각급 대표팀에 항상 주전 4∼6명이 차출돼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했다는 것. 2000년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2001년 준우승을 이끌었던 조 감독이 2002년 4위, 2003년 8위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다. 조감독은 “축구 세계랭킹 1위인 브라질은 한 클럽에서 대표선수로 동시에 2명 이상 차출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조 감독을 더 강하게 단련시키는 기회도 됐다. 남은 선수들을 활용해 다양한 전술로 팀 운영을 하다보니 오히려 시야가 넓어지고 한결 여유가 생긴 것. 조 감독이 2006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감독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다.

“국내 지도자들이 외국인 감독에 비해 지도력이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올 시즌 성적으로 이를 입증한 뒤 평가를 받겠습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조광래는 누구▼

△생년월일= 1954년 3월 19일생

△출신학교= 진주고-연세대

△가족관계= 부인 팽현정씨(47)와 1남

△신장= 1m71

△현역시절 포지션= 미드필더

△별명= 컴푸터 링커, 독일병정

△선수 경력= 포항제철(78년)-충의(79~81)-대우(83~87)

△국가대표 경력= 75~86

△지도자 경력= 87년 대우 트레이너, 88년 프랑스 유학, 90년 대우 코치, 91년 대우 감독대행, 92년 대우 감독, 94년 브라질 코칭 스쿨 이수, 95~98년 수원 삼성 코치, 99~현재 FC서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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