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이게 뭡니까?”

  • 입력 2004년 3월 8일 0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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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4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7일. 전자랜드 문경은은 부천 TG삼보전에서 역대 최다인 3점슛 22개를 터뜨리며 66점을 올렸지만 영 찜찜한 표정이었다. 우지원(모비스)이 3점포 21개에 70점을 터뜨려 3점슛 1위에 올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

문경은은 “5, 6개월간 고생했는데 단 며칠 동안 밀어주기로 결판이 나다니요”라며 눈시울까지 붉혔다.

2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 3점슛왕을 노렸던 문경은은 시즌 초반부터 3점슛 1위를 달리며 타이틀 방어가 유력했던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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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세대 2년 후배 우지원이 6일 KCC전에서 33개의 3점슛을 던져(KCC 전체 3점슛 29개) 이 중 12개를 성공시키며 추월한 데 이어 이날도 역대 최다인 42개의 3점슛을 던진 것. 우지원은 이틀 동안 무려 75개의 3점슛을 남발했다. KCC와 LG 선수들은 아예 우지원에 대한 수비를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

문경은도 물론 TG삼보 선수들로부터 공공연한 도움을 받았다는 데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오죽하면 문경은이 “내 3점슛 최다기록은 예전에 올린 12개로 알겠다”고 말했을까. 이날 전자랜드전에서 블록슛을 11개나 하며 토종 선수 첫 블록슛왕에 트리플 더블까지 한 김주성(TG삼보)도 마찬가지.

몰수게임과 KBL 총재 사퇴 등 갖가지 추문으로 얼룩진 올 시즌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막판 개인 타이틀을 둘러싼 추문까지 겹쳐 이래저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부천=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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