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구경'…몸으로 체험하며 취재한 '사람과 삶'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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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김선미 지음/216쪽 1만원 커뮤니케이션북스

어릴 때부터 캐묻기를 좋아하던 저자에게 어른들은 “커서 사립탐정 하면 되겠다”고 했다. 이 책은 사립탐정 대신 신문기자가 돼 ‘질문’을 업으로 삼은 저자가 문화일보 ‘세상 엿보기 칼럼’(1999∼2001년)과 동아일보 ‘현장칼럼’(2002년∼현재)에 연재했던 글 중 33편을 간추린 것.

저자는 멀찍이 떨어져 서서 지켜보지 않는다. 목욕탕 때밀이의 삶이 궁금하면 때밀이학원 수업을 청강하고, 114 안내원들의 생활을 취재할 때는 직접 안내 카운터 앞에 앉았다.

책을 엮으며 저자는 대역 코미디언인 이엉자, 무교동 구두닦이 유모씨 등 옛 취재원들에게 다시 연락해 안부를 묻고 근황을 보태 적었다. 그 짧은 몇 구절에 관찰 대상의 삶에 자신을 녹이는 ‘체험적 구경법’의 따스함이 드러난다.

‘검소한 이엉자는 여전히 빨간색 아토스 승용차를 탄다고 했다. 철거를 걱정하던 무교동 유씨는 지금도 옛날 그 자리에서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었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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