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고봉 14개 오른 '신화'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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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엄홍길 지음/352쪽 9800원 이레

“영화 20도가 넘는 8400m 낭떠러지 위에서 등을 굽히고 앉은 자세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꽉 다문 어금니가 부딪칠 정도로 덜덜 떨었고 관절 마디가 굳어가는 듯 온몸이 뻣뻣해졌다. 아, 이제 죽을 수밖에 없구나.”

히말라야 칸첸중가산(8586m) 정상 아래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던 엄홍길은 죽음을 코앞에서 느꼈다. 깜빡 잠들면 죽는 상황. 그는 사력을 다해 정신을 차리며 밤을 새웠고 다음날 아침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1988년 에베레스트(8848m)부터 2000년 K2(8611m)까지 히말라야 8000m 이상의 산 14개를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의 자서전. 등반 성공담뿐만 아니라 89년 이후 4년간 6차례 등반에 실패하면서 오른쪽 발가락 한마디와 검지 일부를 잃었던 얘기 등을 진솔하게 담았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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