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산문, 치인리 십번지'…"해인사 생활 이렇지요"

  • 입력 2003년 11월 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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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치인리 십번지/현진 스님 지음/203쪽 8500원 열림원

경남 합천군 해인사의 해우소(화장실)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進一步(진일보).’ 오줌 줄기를 바닥에 흘리지 않도록 한걸음 바짝 다가서라는 말이다.

해인사 포교국장인 현진 스님(37)이 지난해 동아일보에 연재한 글을 묶은 책. 치인리 10번지는 해인사의 주소다. 1983년 입산한 저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회원 800여명의 팬클럽 ‘삭발하는 날’을 갖고 있는 신세대 스님이다.

책에서는 해인사 스님 250여명의 일상생활과 속내가 살짝 드러난다. 매년 이맘때 배추 5000여포기로 김장하는 것, 윷놀이로 지새는 섣달그믐, 체력단련을 위해 벌이는 축구대회, 예비군 훈련을 위해 군복을 다리는 스님 등 상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스님들을 박제된 인물이 아니라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가까운 이웃으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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