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보험성 자금 기준 뭔지… 취지 모르겠다”

입력 2003-11-02 18:39수정 2009-09-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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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취지는 뭐지요?”

‘대선자금을 수사는 하되 일반 정치자금 내지 보험성 정치자금을 건넨 기업에 대해서는 사면을 검토할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2일 재계는 대통령 발언의 배경과 정확한 의미를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수사 장기화로 경제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지난달 30일 회장단 간담회에서 “SK비자금 수사로 촉발된 대선자금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발표문을 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취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식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특히 ‘보험성’ 정치자금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법률에도 없는 표현으로 ‘대가성’과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그 기준을 정하는 문제 등 혼란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규황(李圭煌) 전경련 전무는 “재계가 검찰수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를 너무 오랫동안 끌면 투자와 수출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빨리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대선자금 수사가 빨리 마무리돼 경제가 안정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제도개선의 계기가 돼야 한다=대부분의 기업들은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일부 기업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가성이 없는 정치자금에 대해 사면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일부 기업은 반대급부를 노리고 정치자금을 전달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정치자금에 관해서는 약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행처럼 당했다”고 말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사면’이라는 표현 자체가 마치 기업이 불법 자금을 낸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정치권에서 대타협을 해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고위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아예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자금 문제가 투명하게 정리되기를 바라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전경련 이 전무는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자금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책을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기업이 투명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전달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다가올 총선에서도 정치자금 문제가 걱정된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선언적인 표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치자금 문제를 투명하게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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