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야수의 도시'…아마존 밀림속 환상적 모험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7시 21분


코멘트
아마존 모험이 끝난 뒤 알렉스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뿐 아니라 진심으로 타인을 생각하고 환경을 걱정하는 성숙한 소년으로 변해 있었다. 사진제공 비룡소
아마존 모험이 끝난 뒤 알렉스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뿐 아니라 진심으로 타인을 생각하고 환경을 걱정하는 성숙한 소년으로 변해 있었다. 사진제공 비룡소
◇야수의 도시/이사벨 아옌데 지음 우석균 옮김/440쪽 9500원 비룡소

암벽 등반을 즐겨 하고, 플루트를 멋지게 연주하는 15세 소년 알렉스의 모험담. 아마존 밀림에서 겪는 험난하고 신비로운 탐험은 알렉스에게 새로운 눈과 마음, 정신을 선사한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에 선 알렉스가 가치관과 세계관을 스스로 정립해 가는 과정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의 조그만 마을에 사는 알렉스는 엄마가 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면서 뉴욕의 친할머니댁으로 가게 된다. 할머니는 생일에 매운 소스가 든 초콜릿 상자를 선물하거나, 알렉스에게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괴짜’.

게다가 할머니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아마존 밀림 한복판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알렉스도 함께! 작가인 할머니는 거대한 생물체 ‘야수’를 찾아가는 탐험 이야기를 잡지 ‘인터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고할 계획이다.

탐험대는 할머니와 알렉스, 영국인 사진사와 멕시코인 조수, 저명한 인류학자, 브라질인 안내인과 그의 딸 나디아, 베네수엘라인 여의사 등으로 구성됐다. 알렉스는 12세 소녀 나디아와 친구가 되고, 둘은 이 탐험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사업가가 지하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원주민을 말살하려 한다는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는데….

알렉스와 나디아는 문명세계와 접촉하지 않은 채 평화롭게 사는 ‘안개족’과 그 부족을 보호하는 ‘야수’의 세계를 접하게 되고, 이들과 아마존을 지켜야 하는 사명이 자신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전설의 땅’ 엘도라도에서 ‘야수’를 만난 알렉스와 나디아는 각자의 소원을 빈다. 알렉스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비로운 물’을, 나디아는 환영(幻影)에서 본 세 개의 알을….

아마존에서의 며칠은 미국 소년 알렉스를 변화시킨다. 입이 짧았던 알렉스는 그토록 싫어하던 생선요리를 거뜬히 먹을 수 있게 됐고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는가 하면 드넓은 황금빛 평원에서 맹수 재규어와 눈을 맞추기도 한다. 비디오게임이나 자전거 혹은 텔레비전에 열광하기보다는 ‘고요한 침묵이 감도는 내면세계’에 다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알렉스는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믿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

‘야수의 도시’는 ‘영혼의 집’으로 널리 알려진 칠레 작가 이사벨 아옌데가 청소년들을 위해 쓴 첫 소설. 작가는 손자 손녀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작품으로 구상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알렉스와 여동생 안드레아, 니콜은 아옌데의 실제 손자 손녀의 이름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