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일상 예찬'…그림으로 본 17세기 네덜란드

  • 입력 2003년 10월 24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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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예찬-17세기 네덜란드 회화 다시 보기 /츠베탕 토도로프 지음 이은진 옮김 /256쪽 2만2000원 뿌리와 이파리

17세기 네덜란드는 영국이 대제국을 건설하기 훨씬 전에 중상주의 시대의 패자였다. 이 시기를 ‘황금시대(golden age)’로 기록하고 있는 네덜란드인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웠고 문화적으로 융성했으며 가장 각광받았던 문화상품은 ‘그림’이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따른 물질의 풍요로움과 중산층의 급부상은 그림의 주제를 기존 종교화 일변도에서 풍속화 풍경화 인물화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시켰다. 바야흐로 ‘초월’의 시대가 아닌 ‘일상’의 시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 책은 서양 미술사에 획기적 변화를 몰고 온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 대한 비평서다. 이론이나 기법에 치중하지 않고 그림을 통해 당시 네덜란드인의 희로애락을 풀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그림 에세이로 볼 만하다. 평온함과 나른함, 절제와 탐욕, 온유와 방탕, 모성과 욕망, 사랑과 배신이 한덩어리로 버무려져 흘러가는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덕수궁 미술관에서 11월 9일까지 열리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참고서적으로도 볼 만하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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