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행 무산 선동렬씨 “코치로라도 현장 복귀”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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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광주에 내려간 선동렬씨(40·전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사진)는 9일 부친의 산소만 찾았을 뿐 야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기아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빼놓지 않고 찾았던 무등경기장. 보고 싶은 선후배가 그곳에 있었지만 괜한 오해를 받기 싫었다. 하필 이날 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 두산으로부터 감독 영입 포기 통보를 받았던 터. 이제 어떻게 되나. 일정을 앞당겨 10일 상경한 선 전 위원은 먼저 한숨부터 내쉬었다.

―두산과의 감독 계약이 무산되자 어느 팀으로 가게 될지 소문만 무성한데….

“마음을 비웠다. 오히려 홀가분하다. 본의 아니게 나 때문에 현역 감독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팀까지 들썩거리고 있어 죄송할 따름이다. 몇 군데 접촉을 해온 팀이 있지만 진행 중이거나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

―최악의 경우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든데….

“지도자 데뷔를 감독으로 하고 싶다고 한 것은 내가 코치로 갈 경우 소속 팀 감독님이 아무래도 부담스럽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제 마음을 바꿨다. 감독이 어려우면 코치로라도 무조건 현장에 복귀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제의받은 LG나 삼성에 코치로 갈 길은 활짝 열려 있는 것 아닌가. 특히 LG는 이광환 감독을 일선에서 후퇴시키고 바로 사령탑을 맡기는 안과 1년 후 감독보장 안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데….

“코치로 간다면 차기 감독 보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독 내정자 코치란 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린가. 팀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이미 조각을 마친 ‘선동렬 사단’은 어떻게 되나.

“코치로 가면서 그 분들을 다 데리고 가기는 힘들지 않겠나.”

―두산과의 협상 과정에서 너무 많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느 감독이 자신이 맡은 팀 성적이 나쁘기를 바라겠는가. 두산은 그만큼 부족한 게 많은 상태였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일로 주위로부터 따끔한 지적과 충고를 많이 들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실력 있고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최고의 팬 서비스가 아니겠는가.”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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