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그린 창조' 잭 니클로스의 골프코스디자인

  • 입력 2003년 10월 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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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카보 델 솔GC. 해안가 기암괴석을 그대로 살린 자연친화적인 코스디자인이 인상적이다.사진제공 잭 니클로스 골프코리아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카보 델 솔GC. 해안가 기암괴석을 그대로 살린 자연친화적인 코스디자인이 인상적이다.사진제공 잭 니클로스 골프코리아

《‘20세기 최고의 골프스타’로 불리는 ‘황금곰’ 잭 니클로스(62). 그는 프로골퍼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골프코스 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골프코스 설계 특징과 컨셉은 무엇일까. 미국 ‘잭 니클로스사’의 한국 에이전트인 ‘잭 니클로스 골프코리아’에 보내온 그의 특별기고를 통해 니클로스 코스디자인에 대해 소개한다.

한편 그가 설계한 코스에서 2승(미국PGA 1승, 유럽PGA 1승)을 거둔 ‘탱크’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에 대한 평가도 특별히 보내왔다.》

골프는 힘이 아닌 정확도의 게임이다. 또한 생각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골프코스는 골퍼들로 하여금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 하며 어떤 실력의 골퍼이든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제공해야 한다.

내가 코스를 디자인할 때 주로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정확도를 시험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모든 가능한 샷을 다 구사해볼 수 있는 코스, 그리고 정확도도 함께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코스를 만들려고 항상 노력한다.

#코스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접했고 미국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몇 백 개의 코스에서 플레이해 본 경험을 갖고 있었다. 기존의 골프코스 디자인을 향상시킬 만한 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고 내 자신의 골프코스 또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60년 피트 다이(Pete Dye)가 나의 고향인 콜럼버스에서 ‘더 골프 클럽(The Golf Club)’을 디자인하고 있었을 당시 그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부터 코스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갔다.

이후 내가 원하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내 자신만의 코스를 디자인하기로 결심했다. 토론토의 글렌 애비(Glen Abbey)가 내 첫 프로젝트였고 그곳은 오늘날 ‘캐나디언 오픈’이 개최되는 코스가 됐다.

미국 내에서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쇼울 크릭(Shoal Creek)이었고 메이저대회가 두 번이나 개최됐다. 그 이후로 내가 디자인한 전 세계 코스에서는 300개가 넘는 프로 토너먼트가 열렸다. 한국의 휘닉스파크GC와 가평 베네스트GC(퍼블릭 9홀)도 내가 설계했다.

특별히 흥미가 있어서 취미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사업의 일부가 됐다. 메이저 대회에서 18번 홀을 향해 걸어갈 때 느끼는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지만 아무것도 없던 맨땅에 골프코스를 지어가면서 느끼는 만족감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나의 코스디자인 기본 컨셉

나는 코스를 설계할 때 항상 변하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레이아웃은 힘을 시험하기 위해 플레이하는 골퍼들보다는 현명하게 플레이하는 골퍼들을 위한 것이다. 골프는 힘보다는 정확도를 가늠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둘째 나는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한다. 골프코스는 지형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하며 나는 내 아이디어를 강제로 짜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

셋째 골프코스는 시각적인 즐거움도 제공해야 한다. 나는 골퍼들이 코스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플레이 하는 것을 원한다. 그것은 골프경험 중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쉬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가끔은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훌륭한 코스에서의 멋진 경험은 맛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골프코스를 디자인할 때에 일부러 어렵게 만들려고 하진 않는다. 단지 백티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자 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해서도 디자인하고 싶을 뿐이다. 초보자나 애버리지 플레이어들도 자신에게 맞는 티에서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만들려고 애쓴다.

#나의 코스 레이아웃

나는 코스를 디자인할 때 항상 투온(two-on)을 시킬 수 없는 긴 파5홀 하나와 어떤 날씨에서도 투온을 시킬 수 있는 파5홀 하나, 그리고 날씨와 상황에 따라 투온 여부가 결정되는 2개의 파 5홀을 꼭 포함시키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

파3홀 4개도 비슷하게 배분한다. 거리는 150야드에서 250야드까지.

워터해저드는 파3홀과 파5홀에 1,2개를 배치하고 파 4홀에 2개를 배치한다. 도그레그(dogleg)는 왼쪽으로 휘는 홀과 오른쪽으로 휘는 홀을 균형 있게 갖추고 어프로치 샷의 종류는 최대한 섞어 놓도록 신경 쓴다.

나는 코스를 디자인할 때 항상 최고를 추구하지만 누가 보아도 드러나는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특성은 일부러 피하려고 한다.

홀들을 꾸며주는 요소들은 주변 환경이나 지형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홀의 생김새를 바꾸는 방법은 물과 언덕 나무 벙커나 그린의 크기, 페어웨이의 너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처음 골프코스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던 때와는 달리 난 이제 이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코스라면 어떤 코스이든지 다 만들 수 있다.

#내가 본 최경주

최경주(K J Choi)는 아주 훌륭한 플레이어다. 또 아주 착한 젊은이인 것 같다. 그와 함께 몇 번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매번 즐거운 경험이었다.

게리 플레이어가 ‘프레지던트컵’ 인터내셔널팀에 최경주를 뽑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 게리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는 스트레이트 볼을 구사하는 선수다. 그는 현대골프를 구사하고 있다. 뛰어난 쇼트게임 기술을 갖고 있고 퍼팅도 뛰어나다.

그의 미국PGA 첫 우승대회인 컴팩클래식(잉글리시턴GC)과 유럽PGA 첫 우승 대회인 저먼마스터스(구트라첸호프GC)의 코스는 내가 설계한 것이다. 특히 잉글리시턴GC 18번홀은 2002년 미국PGA 정규대회 골프코스 중에서 두 번째로 어려운 홀로 선정됐고 구트라첸호프는 내가 설계한 유일한 독일 내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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