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노시숙/외화낭비-이미지실추…해외여행 자제를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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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연휴에 가족과 함께 중국 남부지역으로 관광을 다녀왔다. 공항 출발 때부터 현지까지 한국인 관광객이 넘쳤다. 비행기 안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은 마치 전세라도 낸 듯 떠들고 왔다 갔다 하는 등 무질서한 모습을 보여 눈살이 찌푸려졌다.

관광지에서는 더욱 가관이었다. 자연을 감상하고 역사의 숨결을 느끼기보다는 쇼핑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몇몇 한국인은 만취 상태에서 비틀거리며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대부분의 현지상점은 ‘어서 오십시오’란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고 가는 곳마다 “1000원, 1000원”하고 외치면서 물건을 파는 중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따로 환전하지 않고 한국 돈을 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크다는 얘기로 들려 씁쓸했다.

중국 남부지역은 한국보다 20년가량 낙후된 상황이라고 한다. 그 말대로 현지주민의 주거 환경 등은 상당히 비위생적으로 보였다.

요즘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지만 오랜 파업사태와 엄청난 태풍 피해, 환율 급락 등으로 경제가 몹시 불안한 상황이다. 이런 경제사정을 고려해서라도 무계획하고 무분별한 해외여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으로 인해 외화 낭비와 한국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

노 시 숙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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