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만석/폭우속 배터리 방전 戰警 도움 위기넘겨

  • 입력 2003년 8월 21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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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과 함께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원산도를 다녀왔다. 여행 마지막날, 새벽부터 세찬 바람이 불면서 폭우가 쏟아졌다. 혹시나 배가 뜨지 않아 섬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선착장 매표소에 문의해 보니 다행히 배가 출항할 수 있다고 해서 표를 산 뒤 배를 기다렸다.

40여분쯤 지나 배가 도착했고, 많은 사람들이 승선하기 시작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필자 가족의 승용차가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이라는 게 아닌가. 워낙 오지에 있는 섬이다보니 자동차를 수리할 만한 공업사가 없어 결국 배를 놓치고 말았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한 전투경찰관이 사정을 듣고는 파출소 순찰차를 몰고 와 배터리를 연결해 시동을 걸어 주었다. 우리 가족은 다음 배를 무사히 타고 원산도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금도 당시의 난감했던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오지의 섬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어려움에 빠진 서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것에 새삼 따뜻한 정을 느꼈다. 당시는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조차 제대로 못했지만 원산도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친절 봉사의 표상이 되리라 믿는다.

김만석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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