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얼음은 투명한데 빙상계는 혼탁?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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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면 그만큼 공해가 심하다는 뜻. 스포츠 무대에 윤리헌장까지 등장했다면 마찬가지로 심각한 비리나 타락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일 터.

판정을 둘러싸고 끝없는 추문에 시달리던 국제빙상연맹(ISU)이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윤리 헌장을 제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힌 것. ISU의 조치는 지난해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봇물 터지듯 스캔들이 쏟아진 데 따른 고육책.

당시 피겨스케이팅 페어부문에서 러시아 커플이 금메달을 따냈으나 러시아 마피아가 심판을 매수한데 따른 판정 조작의 결과로 밝혀졌다. 결국 해당 심판이 양심선언을 했고 2위였던 캐나다 선수들이 공동 우승을 차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 뿐이 아니었다. 아이스댄싱 결승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탈리아팀이 3위에 머물고 프랑스와 러시아가 1,2위에 올라 판정 시비가 일어났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선 김동성에게 어이없는 실격판정이 내려지면서 ‘오노 액션’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불미스런 사태를 막기 위해 채택된 윤리헌장은 5쪽 분량으로 개인윤리 15개 조항과 페어플레이의 개념을 상세히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문으로 얼룩진 빙판이 윤리헌장 도입으로 깨끗해 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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