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다윈 자서전

  • 입력 2003년 8월 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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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찰스 다윈 지음 이한중 옮김/256쪽 1만원 갈라파고스

1831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신학을 전공하던 찰스 다윈은 식물학자 헨즐로 교수에게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해군함정 ‘비글’호가 해안조사를 위해 남미와 태평양 인도양을 거쳐 영국으로 돌아오는 해양 탐사 계획에 다윈을 추천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윈은 이 항해에서 770쪽의 항해일지를 비롯해 수많은 동식물에 대한 관찰 결과를 수십권의 노트에 기록했고 수천점의 표본을 수집했다. 그는 여기서 생명체는 환경과 필요에 따라 변이를 일으키며 서서히 변해왔다는 확신을 얻었고 1859년 ‘종의 기원’을 발간하기에 이른다. 그는 “이 항해로 나는 정신 고양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고 회고했다.

이 책은 다윈이 1882년 죽기 전 6년 동안 집필한 자서전. 하지만 ‘종의 기원’이 신을 부정한다고 비난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생존 당시에는 출간하지 못했다. 그가 죽은 지 5년이 지나서야 그의 아들 프랜시스가 ‘찰스 다윈의 삶과 편지들’이란 제목으로 출간했지만 민감한 대목은 대부분 삭제됐다. 자서전이 온전히 출간된 것은 1959년 그의 손녀 로라 발로에 의해서였다.

‘마음에 드는 일이 있으면 다른 것에는 신경쓰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그의 삶은 대부분 관찰과 발견, 그리고 저술로 채워졌다.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귀납원리에 따라 섣부른 선입견 없이 방대한 사실을 수집했고 그 안에 공통된 부분을 이론으로 끄집어냈다. 그의 작업은 종종 불완전할 때도 있었지만 그의 말대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열심히 했고 가장 잘했다. 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자서전 외에도 비글호 항해일지 중 세인트야고섬과 진화론을 낳게 한 갈라파고스 탐험일지가 부록으로 삽입됐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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