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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7월 20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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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전의 명수’ 현대에게 6점은 결코 포기할 점수차가 아니었다. 2회초 정성훈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더니 3회 5안타로 4점을 뽑고 4회 전근표의 솔로 홈런으로 기어이 6-6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4회말 1점을 뽑으며 7-6으로 달아났으나, 기세가 오른 현대는 6회와 9회 박종호와 김동수가 각각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11-7로 간단히 경기를 뒤집었다.
올 시즌 49승 가운데 23승을 역전으로 낚을 만큼 무서운 뒷심. 역전승이 전체 승수의 절반에 육박하다보니 웬만한 점수차에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현대는 5월 22일 LG와의 잠실경기에서 0-5까지 뒤지다가 중반 이후 추격을 시작, 9회 김동수의 홈런과 박종호의 역전타로 6-5로 경기를 뒤집으며 ‘역전쇼’의 서막을 올렸다.
‘역전쇼’의 백미는 5월 27일 수원기아전. 2회 초까지 1-10으로 뒤지던 현대는 12-10의 대역전극을 일궜다. 프로야구 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승.
6월 4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3회 초까지 1-6으로 뒤졌으나 4시간 50분의 사투 끝에 연장 11회말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7월 10일 롯데와의 수원경기에서도 0-6으로 뒤진 5회말 11명의 타자가 6안타 볼넷 2개로 대거 7득점하며 7-6으로 역전승.
이처럼 현대가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계속 펼치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화끈한 방망이’를 들 수 있다. 20일 현재 팀타율 0.279로 8개 구단 중 1위. 홈런도 110개(게임당 1.39개)로 삼성에 이어 2위다. 타격 1위 정성훈(0.347), 4위 심정수(0.328), 10위 김동수 (0.313) 등 타격 10걸에 3명이나 포진해 있다.
8개 구단 중 ‘최강의 허리’를 자랑하는 중간계투들도 역전승을 뒷받침한다. 이상열(좌), 신철인(우), 조규제(좌), 권준헌(우)으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셋업진이 중반 이후를 책임진다. 여기에 조용준(15세이브), 권준헌(6승9세이브) 등 확실한 구원진까지 버티고 있다.
그러나 막강한 방망이와 마운드도 집중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승리를 엮어낼 수 없다. 좀처럼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김재박 감독의 집념과 선수들의 근성이야말로 뒤집기의 진짜 힘이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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