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골랐습니다]지적 만족-감동 선사 피서갈 때 가져 가세요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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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국내 최초로 8개면 독립 섹션 형식의 북리뷰 저널인 ‘책의 향기’를 출범시킨 지 만 4년이 지났습니다. 경중(輕重)과 강약의 흐름이 필요한 저널리즘의 속성상 어떤 책은 크고 눈에 잘 띄는 기사로, 어떤 책은 한두 문장의 간략한 글로 다뤘지만 어쨌든 지면에 소개되지 못한 책이 더 많았습니다.

책의 향기팀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어떤 책을 대할 때나 저자와 편집자, 그 밖의 여러 관계자가 흘린 땀의 무게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책의 가치를 가늠함에 있어 서두르거나 과신하지 않고 독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처음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것은 책의 향기팀이 항상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약속입니다.

책의 향기팀은 지난주에 올 상반기 ‘책의 향기’지면에서 비중있게 다룬 책을 중심으로 총 94권의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예술 등으로 목록을 분류한 뒤 각계 권위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에 주제별로 3권 이상 추천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자문위원단의 회신 결과를 토대로 분야별 안배 등 책의 향기팀 회의 결과를 더해 최종적으로 10권의 책을 ‘이 여름에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했습니다.

10권의 책 중 책의 향기팀과 자문위원에게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책은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와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였습니다. ‘네트워크…’는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로서는 소화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문 앞에 당도한 새로운 시대를 탁월한 분석과 직관으로 보여주고 있는, 교양인들이 외면할 수 없는 책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퇴계와 고봉…’은 지성과 이상(理想)을 기반으로 한, 세대를 초월한 선비들의 우정을 유려한 문장으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에게 지적 만족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10선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김채원 ‘가을의 환’, 기 소르망 ‘진보와 그 적들’, 글렌 예페스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다’, 신명직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정민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제레미 리프킨 ‘수소혁명’ 등도 올 상반기에 독자와 전문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책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이 여름에 읽을만한 책 10선(가나다순) ▼

고고학 탐정들(효형출판)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소소)

남자의 탄생(푸른숲)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한울아카데미)

미국 vs 유럽 갈등에 대한 보고서(세종연구원)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산처럼)

부자(까치)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소나무)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승산)

폭소(문학동네)

▼책의 향기 자문위원(가나다순) ▼

구본형(변화경영전문가)

김성곤(서울대 교수·영문학)

김원일(소설가)

김호기(연세대 교수·사회학)

이찬근(인천대 교수·국제금융)

정재승(고려대 연구교수·물리학)

표정훈(출판칼럼니스트)

책의 향기팀

고미석 김형찬 서정보 유윤종 조이영 주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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