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예금 가뭄 대출 홍수…銀 예금금리 0.1~0.25% 인하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자 은행들이 일제히 예금금리를 낮췄다. 저금리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는 마당에 더 많은 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먼저 대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렸지만 한국에서는 디플레이션보다 부동산투기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인하에 따라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퇴직자들은 수입이 더 줄게 됐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고 일부 은행은 예금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금리를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이 금리인하 선도=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리자 국민은행이 곧바로 금리를 내렸다. 단기예금상품인 MMDA 금리는 개인 0.2%포인트, 기업 0.3%포인트를 내렸다.

정기예금은 기간별로 0.1%∼0.25% 포인트 내렸다. 만기별로는 △3개월 4.0%→3.8% △6개월 4.2%→3.95% △1년 4.4%→4.25% △3년 4.7%→4.6% 등으로 조정됐다.

가장 수요가 많은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린 것.

적립식예금은 기간별로 0.1%∼0.2% 포인트 내려 부금은 △6개월 4.1%→3.9% △1년 4.35%→4.2% △3∼5년 4.6%→4.5%로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3개월미만 정기예금은 0.15%, 3개월∼5년은 0.1% 내렸다.

신한은행은 정기적금 금리를 대폭 손질해 3년만기는 5.1%에서 4.6%로, 5년은 5.1%에서 4.5%로 내렸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정기적금 금리는 거의 내리지 않아 이번에 현실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3년만기 정기적금을 0.5% 포인트 내렸다.

▽일부 은행, 금리 안내린다= 하나은행은 MMDA 금리를 3.8%에서 3.5%로 내렸을 뿐 다른 금리를 손대지 않았다. 이미 금리를 많이 내린 상황이어서 추가로 더 내릴 필요가 없었던 것.

하나은행의 3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3.6%로 국민은행보다 낮다. 대신 6개월은 4.3%, 1년은 4.5%로 다른 은행보다 약간 높은 수준. 정기적금은 3년, 5년 모두 4.6%로 신한 기업은행이 이번에 내린 수준과 같다.

외환은행도 아예 예금금리를 손대지 않았다. 그러나 정기예금 3개월은 3.9%, 6개월 4.0%, 1년 4.2%로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이다. 다른 은행보다 먼저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린 것.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기업銀 주택담보 대출금리 5.71% ‘최저’▼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가 변하는 것에 따라 바뀐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낮추고 연쇄적으로 국고채 금리 등이 내려가면 대출금리는 자동적으로 내려간다.

대출금리를 결정짓는 지표금리는 3개월만기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다.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로 은행권의 주력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은 금리가 5% 수준으로 내려가는 초저금리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대출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 한도를 시가의 6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출금리 5%대가 대세=지금까지는 기업 제일은행만이 대출금리가 5%대였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면서 여기에 연동되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도 6.07%에서 5.92%로 내려왔다. 10일만에 0.2%가 내려간 것.

기업은행은 기존에도 5.86%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았으나 지금은 5.7%로 더 내려갔다.

제일은행은 대출금액을 기준으로 2억원 미만은 6.19%에서 6.08%로, 2억원 이상은 5.94%에서 5.83%로 내려갔다.

외환은행도 6.09%∼6.59%에서 5.92%∼6.42%로 5%대로 진입했다. 예금금리가 다른 은행에 비해 낮아 대출금리도 내릴 여지가 있는 것.

▽일부 은행, 6%대 유지=조흥은행은 약정기간에 따라 △1년 6.36%→6.22% △2년 6.51%→6.37% △3년 6.66%→6.52% 등으로 0.1% 포인트 가량 내렸다.

우리은행은 6.2%에서 6.06%로 아직 6%대에 머물러있다.

하나은행은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지만 현재 6.39%∼6.9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최고 1% 포인트나 높은 것.

한미은행도 6.2% 수준을 그냥 두고 있으며 금리인하를 검토중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대출기간이 10∼35년인 ‘FOR YOU 장기대출’의 거치기간(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갚는 기간)중 고정금리를 0.75% 포인트 내렸다. 이에따라 거치기간 3년은 8.05%에서 7.30%로, 5년은 8.25%에서 7.5%로 내려갔으며 5월15일 신규대출부터 적용된다.

이 상품은 이자상환액에 대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폭
은행	정기예금	정기적금
국민	0.1%∼0.25%	0.1%∼0.2%
우리	0.1%∼0.15%	변동없음
하나	변동없음	변동없음
신한	0.1%	0.6%
조흥	0.1%	0.1%∼0.2%
외환	변동없음	변동없음
한미	0.1%	0.05%∼0.1%
기업	0.2%	0.2%∼0.5%
제일	0.2%	0.1%

주택담보대출금리 변동 내역
은행	5월12일	5월21일
국민	6.07%	5.92%
우리	6.20%	6.06%
신한	6.0%	5.9%
기업	5.86%	5.71%
조흥	6.36%∼6.66%	6.22%∼6.52%
한미	변동없음(6.2%)	인하 검토중
하나	변동없음(6.39∼6.99%)	인하 검토중
외환	6.09%∼6.59%	5.92%∼6.42%
제일	5.94%∼6.19%	5.83%∼6.08%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