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어린이날 축하해”이승엽 축포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06분


코멘트
2년 6개월만에 선발 출장한 기아 이대진이 현대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수원=연합
2년 6개월만에 선발 출장한 기아 이대진이 현대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수원=연합
‘이대진을 아십니까?’

프로야구에 관심있는 팬들이라면 이대진(29·기아)이란 이름 석자를 잊을 수가 없다. 한때 국내프로야구를 호령했던 투수. 150㎞의 강속구에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파워커브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선수다.

두 차례 탈삼진왕에 95년부터 98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따내던 전성기엔 그의 볼을 때려낼 타자가 거의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기는 98년 5월14일 인천에서 열린 현대전. 그는 경기 시작과 함께 10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으로 한국프로야구에 남을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98년을 기점으로 이후 사양길. 시름시름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2000년 미국에서 어깨 물혹 제거수술을 받은 뒤 재기했으나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는 되찾지 못했다. 고민 끝에 타자 전향을 결심했으나 지난해 23경기에서 타율 0.083(36타수 3안타)에 홈런 없이 4타점.

시즌 뒤 이대진은 다시 투수로 복귀하기 위해 재활훈련을 받았다. 올해 하와이 스프링캠프엔 합류하지 못했지만 2군 선수들과 함께 광주구장에서 훈련하며 마운드에 설 날을 기다렸다. 2군에서의 실전 피칭도 성공적이었다. 올해 두 차례 2군 등판에서 8이닝 1안타 무실점. 기아 코칭스태프가 흥분할 만도 했다.

기아는 4일 2군 등판 예정이었던 이대진을 1군으로 불러올려 수원 현대전 마운드에 세웠다. 하지만 부담이 너무 컸을까. 2000년 10월13일 SK전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선발등판한 이대진은 1회 등판하자마자 연속안타를 맞는 등 2와 3분의 2이닝 동안 1홈런 포함, 4안타 4볼넷으로 3실점하고 승패없이 조기 강판됐다. 최고시속은 145㎞.

비록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야구팬들은 그의 모습을 다시 마운드에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대구에선 슬럼프에 빠진 삼성 이승엽이 롯데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 동점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7개로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달 22일 대구 기아전 이후 9경기 12일 만의 홈런. 하지만 롯데는 3-3인 9회 초 2사 만루에서 조성환의 2타점짜리 적시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