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라커룸]피터팬 꽁꽁 묶은 양경민

  • 입력 2003년 4월 4일 0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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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묶인 피터팬.’

TG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가장 중점을 둔 대목은 동양 김병철의 봉쇄. TG 전창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동양은 김승현 힉스 김병철로 이어지는 공격루트가 무섭다. 세명 중 하나의 고리를 끊겠다”고 말했다.

TG가 최종적으로 택한 작전은 김병철 봉쇄. 힉스에게 골밑슛을 주더라도 외곽 주포인 김병철만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

전 감독은 “김병철을 막기 위해 지역수비를 가미한 변칙수비를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양경민이 김병철의 전담 마크맨이었지만 사실상 모든 선수를 김병철 발목잡기에 동원했다는 얘기.

이 작전은 적중했다.

코리아텐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17.7득점을 기록했던 김병철이 단 5득점에 그친 것만 봐도 그렇다.

양경민의 투혼은 더욱 놀랍다. 전날 배탈이 나 탈진상태까지 갔던 그는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아팠냐는 듯이 김병철을 물고 늘어졌다. 양경민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왔는데 체력 때문에 진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동양으로서는 느긋하게 TG를 맞았다가 허를 찔린 1차전이었다.

대구=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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