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NCAA‘3월의 광란!’

  • 입력 2003년 3월 1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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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자 대학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64강 토너먼트가 전미대륙을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사진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애리조나대의 경기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 남자 대학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64강 토너먼트가 전미대륙을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사진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애리조나대의 경기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을 누가 잠재울 것인가.

전 세계 농구 팬을 열광에 빠뜨릴 미국 남자 대학농구(NCAA) 64강 토너먼트가 21일 막을 올린다.

2002∼2003시즌 콘퍼런스별 성적을 토대로 17일 발표된 대진표에 따르면 애리조나대(서부·26승3패) 켄터키대(중서부·29승3패) 오클라호마대(동부·24승6패) 텍사스대(남부·22승6패) 등 4개 팀이 각 지구별 톱시드를 받았다.

64강 토너먼트는 4개 지구별로 16개 팀씩 출전해 녹다운 방식으로 1,2회전을 치르고 ‘달콤한 16강(Sweet Sixteen)’에 이어 ‘엘리트 8강(Elite Eight)’을 차례로 가린다. 4강전인 ‘파이널 포(Final Four)’에서는 중서부 1위와 서부 1위, 남부 1위-동부 1위가 맞붙으며 최종 결승에서 ‘왕중왕’을 결정짓는다.

준결승은 4월6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고 결승전은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미국대학농구 토너먼트의 묘미는 단판 승부에 있다. 5전3선승제 또는 7전4선승제로 진행되는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와 달리 지면 그대로 탈락하는 것. 골프의 매치플레이처럼 강호들이 초반에 이변에 휘말려 맥없이 무너질 수 있고 약체로 지목된 팀이 돌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죽하면 ‘광란’이라는 닉네임이 붙었을까.

올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는 똑같이 ‘살쾡이’를 팀명으로 가진 전통의 명문 애리조나대와 켄터키대가 우선 꼽힌다. 97년 우승 이후 2001년 준우승에 머물렀던 애리조나대는 졸업반 포인트가드 제이슨 가드너를 비롯한 ‘베스트5’ 전원이 두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갖췄으며 명장 루드 올슨 감독의 용병술도 뛰어나다. 이번 시즌 23연승을 질주한 켄터키대도 주득점원의 키스 보건의 활발한 공격에 힘입어 98년 이후 5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올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한 보건은 뛰어난 볼 핸들링과 다양한 공격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매 경기 20점 가까운 득점력을 갖춘 홀리스 프라이스를 앞세운 오클라호마대는 지난해 14년 만에 4강에 진출했으나 인디애나대에 져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따라서 올해만큼은 기필코 패권을 안겠다는 각오. 텍사스대는 개교 후 첫 톱시드의 기쁨을 몰아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의 감격을 맛본 매릴랜드대의 2연패 여부도 관심거리. ‘푸른 악마’ 듀크대는 서부 3번 시드에 머물어 5년 연속 1번 시드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던… 존슨… 오닐… 대학농구는 ‘스타 인큐베이터’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하늘같은 선배 틈바구니에서 신입생은 출전 기회 조차 잡기 어렵지만 그래도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오기 마련.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차 훗날 NBA 최고의 별로 성장한 스타들도 많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도 그랬다. 마흔을 넘기고도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조던은 1981년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입학, 1학년 때부터 펄펄 날았다.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딘 스미스 감독의 엄명으로 경기당 평균 득점은 18점을 밑돌았지만 타고난 승부사 기질은 대단했다. 82년 조지타운대와의 NCAA 결승에서는 경기 종료 15초전 결승골을 꽂았다. 당시 조지타운대에는 역시 신인이었던 ‘킹콩 센터’ 패트릭 유잉이 끈질긴 수비와 가동할 블록슛으로 골밑을 지키며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코트의 마술사’로 불린 매직 존슨도 1977년 미시건주립대에 입학, 부상으로 1년을 쉰 뒤 사실상 데뷔시즌이었던 78∼79시즌 팀을 챔피언으로 올려놓았다. 존슨은 당시 래리 버드가 뛰던 인디애나주립대와의 결승에서 24점을 터뜨리며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캠퍼스에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던 존슨은 대학을 중퇴하고 NBA에 뛰어들어 LA레이커스에서 전성기를 맞는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아이제이아 토마스 감독. 시카고 빈민가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1979년 인디애나대에서 신인으로는 사상 첫 ‘빅 텐 콘퍼런스’ 베스트5로 선정됐다. 이듬해 그는 팀에 우승컵을 안긴다. 토마스 감독 역시 2년 만에 대학을 떠나 NBA에 뛰어들었고 89년과 90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서 우승 반지를 끼었다.

LA레이커스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은 루이지애나주립대에 입학하면서 바로 스타로 발돋움했다. 89∼90시즌 신인 센터로는 드물게 20차례나 ‘더블-더블’을 올렸고 20점, 20리바운드, 12블록슛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적도 있다. 당시 루이지애나주립대가 워낙 약팀이어서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오닐 만큼은 군계일학이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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