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우즈 액센추어 챔피언십 제패

  • 입력 2003년 3월 3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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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천하’가 다시 활짝 열리는가.

5일 동안 6명의 정상급 프로가 잇따라 도전했지만 결론은 역시 하나였다. ‘골프 황제’의 아성은 감히 넘보기 힘들다는 사실.

3일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끝난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세계 1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36홀 결승에서 6번 시드의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1홀 남기고 2홀 차로 제쳤다. 99년 8강, 2000년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 1회전 탈락하며 인연이 없었으나 4번째 도전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투어 통산 36승.

‘우즈 가는 곳에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는 말은 이번 대회에도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톱시드가 우승한 적이 없었을 만큼 이변이 많았지만 그에게 이런 징크스는 통하지 않았다.

우즈는 또 처음으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4개 대회(액센추어 매치플레이, NEC인비테이셔널, 아멕스, EMC월드컵)를 모두 석권하는 또 다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3, 4위전에서는 애덤 스콧(호주)이 피터 로너드(호주)를 1홀 차로 꺾었다.

지난해 12월 무릎 수술을 받고 지난달 미국PGA투어에 복귀한 우즈에게 이번 대회는 새로운 시험 무대였다. 대회 기간이 우선 일반 대회보다 긴 데다 준준결승과 준결승을 하루에 치른 뒤 결승 역시 36홀을 돌아야 하는 까닭에 체력 부담이 심했던 것. 아마추어 시절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43승을 거뒀던 우즈였지만 매홀 승부를 가려야 하는 긴장감도 컸다.

우즈가 ‘WGC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앞에 놓고 환하게 웃고있다. 칼즈배드〓AP 연합

“정말 힘들었다”는 우즈의 소감처럼 심신을 괴롭힌 긴 여정 속에서도 그는 대회 기간 112홀을 돌며 까다롭기로 소문난 코스에서 보기는 단 6개에 그쳤을 만큼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스콧을 연장 접전 끝에 제친 준결승전을 빼면 이렇다할 위기도 없이 정상까지 순항했을 만큼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톰스와의 결승에서도 19번째 홀까지 5홀차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후반 퍼팅이 흔들린 탓에 톰스에게 1홀차 추격을 허용했으나 탁월한 위기 관리능력으로 35번째 홀에서 벙커샷을 컵 1m에 붙인 뒤 파 세이브를 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즈는 비록 부상으로 스타트를 늦게 걸었어도 이번 우승을 통해 올 시즌도 자신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3주 연속 출전해 우승 2회에다 한 번은 공동 5위. 상금 105만달러를 추가, 시즌 상금 203만1000달러로 랭킹 2위로 떠올라 5년 연속 상금왕을 향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 위어(캐나다)와는 불과 5만1000달러 차이며 시즌 초반 2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상금 순위에서 이미 추월한 상태.

“내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 기대수준이다. 3주 동안 2승을 거두며 그 목표를 일부 이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끝없는 야망을 드러낸 우즈는 여전히 ‘배가 고파’ 보였다.

한편 우즈는 7일 UAE 두바이에서 개막되는 유럽투어 두바이클래식 출전을 불안한 중동 정세 때문에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즈와 엘스의 ‘사막 대결’은 무산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타이거우즈 시즌 성적
날짜대회순위상금
2월17일뷰익인비테이셔널우승81만달러
2월24일닛산오픈공동 5위17만1000달러
3월3일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우승105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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