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경제팀 상황인식 제대로 해야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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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첫 경제팀이 관료 중심으로 짜여졌지만 어떤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이끌어 갈지 아직은 분명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강한 개혁정책을 주문하고 있는 반면 안팎의 경제상황은 대단히 불안해 개혁 일변도의 정책을 펴나가기가 부담스러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새 경제팀이 개혁과 안정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가 가장 관심을 끈다.

새 경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밖으로는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면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북한 핵문제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해외투자자들은 불안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물가불안에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위축되고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고 있는 국내 상황도 심각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시중에 팽배한 경제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여겨진다. 서민들이 몸으로 느끼는 경기가 충격적일 정도로 급속히 나빠져 시급한 처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는 호소가 많다. 예컨대 도시마다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대형쇼핑몰의 매상은 상상도 못한 수준으로 곤두박질할 만큼 서민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17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생산이 저조해진 1월 산업동향이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 준다. 수출을 제외하고는 어두운 모습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이대로 가다간 올해 5% 성장도 어려울지 모른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를 책임져야 할 ‘김진표 경제팀’은 애당초 각오를 단단히 가져야 할 것이다. 북한 핵문제 등 경제외적 요인이 적지 않지만 우리 내부의 요인으로 인해 경제불안 심리가 가중되는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새 경제팀의 상황인식이 안이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경제팀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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