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모두에게 해피엔딩'

  • 입력 2003년 2월 2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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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해피엔딩/황경신 지음/200쪽 8000원 소담출판사

잡지 ‘페이퍼’의 편집장인 황경신의 첫 연애소설. ‘덜 사랑하는 자’와 ‘더 사랑하는 자’ 사이에 놓인 한 여자를 화자로 ‘액자소설(額子小說·소설 속에 다른 소설이 삽입되는 소설)’의 형식을 띤다.

교정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30대의 나는 어느 날 모교에 들렀다가 열살이나 어린 ‘에이’와 우연히 만난다. ‘에이’는 나를 사랑하게 되지만 나의 마음은 소꿉친구 ‘비’를 향한다.

‘비’는 결혼한다며 떠나고 ‘에이’를 좋아할 뿐인 나는 홀로 남는다. ‘나 없이 너는 어떻게 행복할까…. …너는 나의 운명이 아니었니?’ 여기까지가 소설 속 소설.

나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지방 소도시에 사는 한 화가를 찾아간다. 내가 쓴 소설에 등장하는 ‘비’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화가.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그를 향해 떠나고, 그가 그린 ‘비’의 그림을 태우며 눈물을 흘린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와 우리가 모르는 미래 사이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그래서 언제나 불안한 것이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중간.’

황경신은 파스빈더 감독의 ‘덜 사랑하는 자가 권력을 갖는다’는 말을 책 뒤에 썼다가 지워버렸다고 말한다. 헤어짐과 만남, 또 사랑….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이란 과연 있을까.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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