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갤러리(골프대회 관중)에게는 두 가지가 없다. 바로 휴대전화와 카메라다.
21일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CC에서 벌어진 2002던롭피닉스토너먼트 1라운드. 최경주(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를 18홀 내내 취재한 기자는 휴대전화를 걸거나 받는 사람, 플레이중인 선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갤러리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최경주보다 더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 타이거 우즈(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지난달 제주에서 미국LPGA투어 정규대회로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 등 국내골프대회 모습과는 대조적. 선수들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퍼팅그린 근처에서 울려대던 휴대전화 벨 소리나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던 광경은 생각만 해도 낯이 붉어지는 일이었다.
갤러리들이 관전매너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위한 것. 갤러리의 소란과 경기방해 때문에 선수들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다면 멋진 샷을 구경하기 위해 비싼 입장권을 구입한 갤러리들은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일본 갤러리들이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없을 리 없다. 그들은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을 즐기기 위해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일부러 놓고 온 것이다.
미야자키(일본)〓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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