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앞둔 불법파업 명분없다

노동계에 때아닌 파업 열풍이다. 공무원노조단체가 파업을 경고한데 이어 민주노총이 주5일 근무제법안 등의 국회 처리를 반대하면서 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증권전산은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며 4일부터 파업을 경고해 주식시장이 마비될 위기에 있다. 불황의 한파가 몰려오고 있는 마당에 파업이 벌어진다면 경제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한달 남짓 앞두고 예고된 이번 파업들은 근로조건의 개선이나 임금인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국회에 특정 법안의 처리를 하지 말도록 요구한다거나 낙하산 인사 등 정부 인사권에 대한 요구 사항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파업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명분도 실익도 없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주5일 근무제법안 경제특구법안 공무원조합법안을 의결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개별 기업의 경영자들이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인 요구 조건을 내세워 파업을 시도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나 국회는 이들의 요구를 절대로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불법파업을 모른 척 방관하고 있는 정권과 정치권의 태도는 한심스럽다. 대선과 표를 의식해 할 말을 않고 방관하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정권 말기에 힘이 빠진 정부라고 하지만 이다지도 속수무책일 수 있는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불법파업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경우 선거도 치르기 전에 경제난국을 맞게 될까 우려된다. 5년전 외환위기를 당하고 나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던 일을 다시 되풀이 하려는 것인가. 노조가 정치적 주장과 집단의 이익만을 좆음으로써 경제위기가 빚어진다면 그 일차적 피해자는 근로자들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지만 대선을 앞두고 국가기강이 해이해진 틈을 타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적 시도는 단호하게 배격되어야 한다. 정부는 불법파업을 용납하지 말고 원칙대로 대처하라. 노동계도 불법파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