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LG배 기왕전 "중국은 없다"…한국선수들 4강 싹쓸이

  • 입력 2002년 11월 1일 18시 08분


이창호 9단, 이세돌 3단, 조한승 5단, 원성진 4단(왼쪽부터)

이창호 9단, 이세돌 3단, 조한승 5단, 원성진 4단(왼쪽부터)


‘중국은 없다.’

10월 31일 열린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에서 한국 선수단은 4강을 독식하며 LG배 2년 연속 ‘4강 싹쓸이’에 성공했다.

8강전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는 모두 7명. 16강전이 열렸던 5월만 해도 세계기전에서 중국바둑의 상승세가 시작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8강도 거의 차지했었다.

8강전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국은 원성진 4단과 중국의 유일한 선수였던 저우허양(周鶴洋) 9단의 대결. 저우 9단이 중국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저우 9단은 초반부터 두터운 행마를 선보이며 중반 우하귀에서 원 4단의 수순 착오를 응징해 필승의 형세를 이뤘다. 하지만 원 4단의 저력은 무서웠다. 원 4단은 저돌적인 돌진을 감행하며 미세한 형세를 만든 뒤 하변 패를 미끼로 중앙 흑대마를 잡아버리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최철한 4단, 박영훈 3단과 함께 85년생 송아지 트리오로 불리는 원 4단은 첫 세계대회 4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조한승 5단도 조훈현 9단을 반집으로 아슬아슬하게 물리치며 원 4단과 더불어 첫 세계대회 4강의 기쁨을 누렸다.

이세돌 3단과 박영훈 3단의 대결은 ‘세계 최강의 3단이 누구냐’를 가린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공격의 명수 이 3단이 타개의 명수 박 3단의 대마를 잡으며 승리했다. 상대전적 6승 2패로 이 3단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은 우승 후보들의 대결 답게 접전을 벌였으나 이 9단이 3집반으로 이겼다. 4강전은 내년 2월 이창호 9단 대 원성진 4단의 신구 대결과 이세돌 3단 대 조한승 5단의 입단 동기 대결로 펼쳐진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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