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문명충돌? 자원전쟁일 뿐이야” ´자원의 지배´

  • 입력 2002년 11월 1일 17시 46분


◇자원의 지배/마이클 클레어 지음 김태유 허은녕 옮김/400쪽 1만6000원 세종연구원

마을사람〓자네, 지난 주에 “중동의 불안한 기류가 석유 확보전략과 관계가 있다”고 했지?

양치기 소년〓그렇지.

마〓자네 혼자만 그렇게 말하는 것 아냐?

양〓이 책을 보게. 때맞춰 이번 주에 발간된 책이야. 서문을 읽어보겠나?

마〓‘…세계무역센터에 대한 자살테러 공격과 미국 등 연합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결국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석유자원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양〓그 뿐만 아냐. 최근 러시아는 어떤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지?

마〓백수십명의 사망자를 낳은 극장 인질사건, 체첸의 독립문제 아닌가.

양〓바로 그 위를 읽어보게.

마〓‘…군사대국 러시아가 체첸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도 페르시아만 다음으로 석유가 많이 매장된 카스피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양〓납득이 가나?

마〓알았어. 본문 내용을 소개해 보게.

양〓간단히 말해, 문명 충돌의 모습을 띠고 있는 세계의 각종 분쟁도 한꺼풀 벗겨보면 자원 확보전쟁이라는 본질이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일세.

마〓석유 곧 전쟁이다, 라는 말인가?

양〓물론 현재 지구상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석유인 만큼 석유와 관련된 분쟁이 가장 많이 사례로 드러나고 있지. 1991년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는 다이아몬드 채굴권의 분쟁이 전쟁으로 확대됐어. 하지만 지금 지구상에서 석유 다음으로 분쟁의 주 요인이 되고 있는 자원은 바로 수자원, 곧 ‘물’이라네.

마〓어떤 곳 말인가?

양〓나일강 유역이 가장 위험해. 이집트와 이디오피아 케냐 수단 우간다 등 여러 나라가 한정된 수자원을 놓고 대립하고 있지. 이스라엘과 요르단 및 레바논도 요르단강을 둘러싼 불안요인이 높아지고 있어.

마〓석유도 광물도 변변치 않은 우리 나라는 무력이라도 써야 하나?

양〓결론은, 범세계적인 협조에 기반을 둔 자원 획득 및 분배체제가 필요하다는 걸세.

마〓이상론 아닐까?

양〓전쟁이란 결국 ‘가장 신속한’ 자원낭비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 인류가 수많은 경험 뒤에도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또 한번 배워야 할 밖에.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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