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카지노 30년노하우+현금 1850억 '든든'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7시 46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가 5일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다. 코스닥에 도전한 지 6번 만에 심사를 통과했고 공모주 청약도 끝냈다. 청약 경쟁률은 420.43 대 1. 청약자금으로 2조4000억원이 몰려 올 최다액.

좋은 일만 있는 것 같은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병룡 상무(42)는 억울한 마음이 앞선다. 공모가격이 너무 낮다는 생각 때문이다. 공모 주간사가 정한 파라다이스의 공모가는 주당 4100원. 장외 시장에서 주당 8000원대에도 거래된다. 기업 가치에 비해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이 나올 만하다.

파라다이스는 곧잘 강원랜드와 비교된다. 그러나 강원랜드와 수익구조나 전망이 크게 다르다. 파라다이스의 고객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노미원 연구원은 “파라다이스는 마케팅 비용을 들여 손님을 모셔오고 강원랜드는 가만히 있어도 손님이 온다”고 말했다. 이는 강원랜드의 장점. 그러나 안정된 수익성에서는 파라다이스가 낫다. 30년간 쌓은 관록 덕분이다.

이 회사는 90년대 들어 연평균 16.1%씩 매출액이 늘었다. 경상이익률은 22∼30%선이다. 꾸준한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해외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고 단골 VIP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전체 고객의 20%인 VIP들이 매출액의 80%를 기여한다. 박 상무는 “일본 지사의 마케팅 직원들은 단골 고객의 집안 행사까지 챙긴다”고 말했다.

단골 VIP고객이 많아 고객 1인당 매출액이 460달러에 이른다. 마카오 85달러, 호주 66달러에 비하면 매우 높다.

이 회사는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다. 현금을 1850억원이나 쌓아놓고 있다. 그런데도 코스닥 등록에 나선 것은 ‘국가에 기여하는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30년간 외화를 벌어왔고 세간의 의혹 탓에 더 투명하게 기업을 운영했는데 아직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보유한 유보금과 공모자금은 인천 무의도에 종합리조트를 조성하는 데 사용할 예정. 박 상무는 “중국 고객을 노려 아시아 카지노 업계의 선두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총 보호예수 주식은 전체의 71.1%. 전락원 외 최대주주 17명의 6287만4661주(67.1%)는 등록 후 2년간, 우리사주조합 374만8000주는 등록 후 1년간 팔 수 없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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