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北 신드롬'과 '南 신드롬'

  • 입력 2002년 10월 9일 16시 48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AG)에 남한의 '북 신드롬'과 북한의 '남 신드롬'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북 신드롬'이 다소 감성적인 반면 '남 신드롬'은 현실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

부산 시내와 학교에서는 친구를 만나면 "반갑습네다. 통일합세다"라는 북한식 인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부산 K초등학교 김모(34)교사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 '반갑습니다 ∼'로 반복되는 북한 노래가 유행가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량에 '우리는 하나'라는 글이 적힌 가로 세로 15㎝ 크기의 한반도기 스티커를 차창에 부착한 경우도 부쩍 늘었다.

만경봉호가 정박한 다대포항에는 매일 저녁 500∼1000여명의 시민이 몰려들고 있으며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노래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북측 여성 응원단원 리유경씨(21)의 이름을 빌어 이달초 등장한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leeykjjang)는 회원이 벌써 63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북측의 신드롬은 주로 생활용품과 건강 교육에 쏠려있다.

만경봉-92호에 승선한 북측 요원 상당수는 남측 요원들에게 영양제와 영어사전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것이 좋다던데…"라며 은근히 '지원'을 바라고 있다. 북측은 물자 지원요청서에도 영양제를 포함해놓았다. 그러나 남측은 지원 명분이 없어 고민 중.

'북 미녀 응원단'은 내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스타킹이나 화장품 생리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북측 관계자들은 "부산의 특산품을 맛 보고 싶다"고 해 부산시가 최근 만경봉호에 승선한 356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산 낙지와 광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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