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탁구]이은실-석은미 “가라! 2인자 설움”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14분


‘그동안 설움을 한꺼번에…’ 탁구 여자복식 정상에 오른 이은실(왼쪽)과 석은미가 시상대에서 자랑스런 금메달을 목에 건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부산〓이종승기자
‘그동안 설움을 한꺼번에…’ 탁구 여자복식 정상에 오른 이은실(왼쪽)과 석은미가 시상대에서 자랑스런 금메달을 목에 건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부산〓이종승기자

만년 2인자의 설움을 한꺼번에 날린 순간 두 선수는 나란히 손을 잡고 기도를 올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26세 동갑내기인 이은실과 석은미. 이들 듀오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아경기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장이닝-리난조에 풀세트 접전끝에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직전 짝을 이룬 지 근 2년. 그동안 여자복식 간판스타인 유지혜-김무교조의 그늘에서 설움을 삼켜온 이들이기에 금메달의 기쁨은 더욱 컸다.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 5월 중국오픈과 7월의 브라질오픈을 연속 석권한 이은실-석은미조는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최정상의 왕난-궈얀조(중국)를 꺾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날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드라마였다. 초반 두 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뒤집었기 때문. 세트 스코어 3-3 원점을 이룬 뒤 마지막 7세트에서도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던 승부의 추는 10-10 동점 상황에서 장이닝의 서비스를 짧게 받아 넘긴 이은실의 리턴볼이 네트를 맞고 포인트로 연결되면서 한국쪽으로 기울었다.

이은실과 석은미는 “처음에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부진했는데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뒤 부담없이 밀어붙인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男복식 이철승-유승민 우승

이어 열린 남자 복식 결승에서는 이철승-유승민조가 접전 끝에 김택수-오상은조를 4-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과 혼합복식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유승민은 이 우승으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덤으로 얻었다.

울산〓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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