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사격]金과녁 명중 사격 갈증풀어

  • 입력 2002년 10월 4일 17시 54분


사격선수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눈을 다쳤다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주부 여군 중사’ 이미경(29·상무)이 바로 그랬다. 이미경은 아시아경기대회를 코앞에 둔 지난달 초 전국적으로 유행한 아폴로 눈병에 걸렸다. 그것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24개월 된 딸한테 옮았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했다. 한창 총을 쏴도 시원찮을 판에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2주 동안 떨어져 있으면서 안과에 다니느라 속이 까맣게 탔다.

지난달 말에야 다시 총을 잡은 이미경. 그래도 그는 한국 사격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4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이미경인 공현아(경기도청), 이선민(청원군청)과 힘을 합쳐 합계 1778점(아시아신기록·종전 1771점)을 기록, 중국과 동점을 이뤘으나 시리즈차에서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 596점을 쏜 이미경은 세계 타이기록으로 우승한 카자흐스탄의 올가 듀브곤(597점)에 이어 은메달을 보탰다. 이날 따낸 금1,은1개는 이미경의 국제대회 첫 메달이었다. 이미경은 “눈 앞이 흐려 걱정했는데 사격 첫 금메달의 영광까지 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남편 이강식(29·상무) 역시 25m 권총 사격 선수.

부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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