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노시숙/은행알 줍는 재미 솔솔

  • 입력 2002년 9월 27일 18시 30분


요즈음 가로의 은행나무 밑에 떨어진 은행 알 줍는 재미가 생겼다. 며칠 전 아침 외출하려고 은행나무 밑에 세워둔 차를 끌러 갔다가 차 주위에 떨어져 있는 노란 은행 몇 알이 눈에 띄었다.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놓아두면 밟히거나 차바퀴에 깔려 터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터지면 지저분하기도 해 얼른 은행 알을 주웠다. 껍데기를 벗기고 잘 닦아 말리니 동그스름한 뽀얀 진주 같은 은행 알이 아주 예쁘게 보였다. 그 중에는 삼각형의 은행 알도 있었다. 이제는 걸어가다가 가로수 은행나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몇 알이라도 소중히 주워 모으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은행 알이 제법 모여 작은 바구니를 채우니 대견하고 뿌듯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를 값으로 따질 것인가.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길가에 떨어진 은행 몇 알 줍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도 가을을 느끼는 방법인 것 같다.

노시숙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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