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명인명창 120명 삶 집대성 ´명인명창´

  • 입력 2002년 9월 27일 17시 16분


◇명인명창/정범태 지음/573쪽 2만9000원 깊은샘

호서와 영호남 지방 출신 120여명의 명인 명창에 얽힌 이야기와 사진을 집대성한 책이다.

40여년 동안 사진 기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전통예술계의 소중한 증언자로서 해박한 논거를 바탕으로 명인 명창 세계의 내력을 엮어냈다.

저자는 1946년 국극사 창극명창 장영찬씨를 알게 된 뒤 그의 소개로 1950년까지 우리 나라 최고의 명창과 명인을 만난다. 그때부터 그들의 생활을 사진으로 찍고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1951년에는 남원의 소리꾼인 성향순씨를 만나면서 국악에 깊숙이 빠지게 됐고 그 뒤 남원 구례 곡성 등 여러 곳을 다니며 명인 소리꾼 취재를 했다. “현대화에 발맞추어 변질되어 가는 우리의 소리와 음악 중에서 ‘원형에 가까운 분’들을 이 책에 담았다는 생각에는 부끄러움이 없다”는 저자의 말이 이 책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진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자료로서의 가치도 있다.

이 책에는 명창 뿐 아니라 판소리를 즐겨듣는 ‘귀명창’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다. 귀명창은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또 소리를 듣기 위해서 북 장단을 알아야 하니 소리 북을 치는 정도는 기본이었다. 1930년대 전남 순천의 천석꾼이었던 성정수와 이영민 등은 유명한 귀명창들. 이들은 판소리 명창이 오면 성정수의 사랑채에 초청해놓고 소리를 감상한 뒤 후한 대접을 했다.

또 국창 명창 등 등급을 족자에 써서 걸어놓은 뒤 그 옆에 명인 명창을 세우고 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들은 오늘날 소중한 국악자료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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